디지털 헬스케어 기업 R사, 왜 업무자동화에 나섰을까: AX Grow 사례
정밀 진단·치료 장비를 만들어 세계 여러 나라에 수출하는 의료기기 기업 R사는 제품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데는 이미 익숙한 회사입니다.
그런데 그 제품을 만들고 파는 회사 안 업무는 다릅니다. 회계팀이 매달 만드는 자금 흐름 문서, 품질팀이 정리하는 부품 안내 문서, 영업팀이 쓰는 제안서 초안처럼 매번 같은 방식으로 반복되는 일에는 아직 자동화가 붙어 있지 않았습니다.
의료기기처럼 규제와 품질 기준이 엄격한 산업의 기업도, 조직 AI 교육 프로그램 'AX Grow'를 통해 이 간극을 좁히고 있습니다. R사는 부서마다 순서를 나눠 교육을 진행하는 방식을 택했습니다. 이 글에서는 R사가 이 교육을 어떤 방식으로 진행했는지, 그리고 각 부서가 실제로 무엇을 배우는지 정리했습니다.
시연은 교재 예시 대신 부서 실제 업무로

R사 내부에서 교육을 받는 대상은 다양합니다. 6개 부서 소속 실무자와, 이들과 별도로 교육받는 엔지니어까지 포함됩니다. 온라인으로 약 4시간 동안 기초 개념(AI 작동 원리, AI에게 일을 맡기는 법)을 먼저 익히고, 이후 1일 오프라인 교육으로 이어집니다. 오프라인 당일엔 온라인에서 배운 내용을 토대로 각 부서의 실제 업무를 놓고 방법을 시연합니다.
부서마다 달라지는 건 이 시연에 쓰이는 예시입니다. 회계팀 교육에서는 회계팀 업무(자금 흐름 문서 만들기)를, 품질팀 교육에서는 품질팀 업무(부품 안내 문서 만들기)를 예로 듭니다. 직원들이 그 자리에서 결과물을 완성하는 게 아니라, "이 업무는 이렇게 AI에게 맡기면 된다"는 방법을 보고 배우는 방식입니다.
6개 부서는 4개 차수(1차~4차)로 나눠 순서대로 참여합니다. 4차(제품개발본부)는 일반 실무자 대상이지만 AI 도구 경험자가 많아 다른 차수보다 심화된 내용을 다룹니다. 엔지니어를 위한 교육은 이 4개 차수와 완전히 별개로 운영됩니다.
1차부터 4차까지, 부서별 진행 순서와 대표 업무
| 차수 | 참여 부서 | 대표로 다루는 업무 |
|---|---|---|
| 1차 | 지원본부, 피플앤오퍼레이션본부 | 여러 법인 실적을 모아 자동으로 정리하는 월간 보고서 |
| 2차 | 제조본부, 품질본부 | 부품 코드와 이미지를 맞춰서 안내 문서를 만드는 작업 |
| 3차 | 영업마케팅본부 | 여러 언어로 만드는 콘텐츠·웹페이지 작업을 저장해두고 다시 쓰기 |
| 4차 | 제품개발본부(심화) | 회사에서 쓰는 전문 프로그램을 AI가 직접 조작하게 연결하기 |
| 엔지니어 교육 | 기구·하드웨어·펌웨어 엔지니어(별도) | 장비 기록을 읽는 프로그램 코드와 테스트, 간단한 기획서 작성 |
부서마다 반복되는 일은 다른데, AI에게 맡기는 방법은 같습니다

R사의 비개발 트랙은 총 4개 차수로 나뉘었습니다. 본부별로 실무 주제가 완전히 달랐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 1차, 지원본부·피플앤오퍼레이션본부: 회계팀은 현금흐름표 자동작성을 위한 계정 매핑 규칙 표준화를, 피플팀은 NCS·ARIS 근거 기반 직무기술서(JD) 작성 자동화를 다뤘습니다. 법인지원팀은 전 법인 실적을 취합해 HTML 대시보드로 만드는 방법을, 자금팀은 지급분 취합 자동화를 실습했습니다.
- 2차, 제조본부·품질본부: 제조팀은 옵션·모델·국가별 생산 및 출하 데이터 집계를, 구매팀은 구매·재고 통합 대시보드 구축을 다뤘습니다. 품질보증(QA)팀은 PMS/PMCF 문서 작성을 위한 웹·문헌 자동 수집을, 품질검사(QC)팀은 업체성적서(CoA) PDF 추출과 판정 규칙 표준화를 실습했습니다.
- 3차, 영업마케팅본부: 제품전략팀은 법인영업현황 자동취합 대시보드를, 이미징PM팀은 제품·교육 콘텐츠 다국어 현지화 규칙 표준화를 다뤘습니다. 해외영업팀은 L/C 독소조항 1차 검토와 국가·딜러 조사를, 커뮤니케이션팀은 SNS 초안 작성과 CRM 연동을 실습했습니다.
- 4차, 제품개발본부 비개발 실무자: Claude Code 경험자를 대상으로 한 심화 차수였습니다. 영상개발팀은 CS/SQA 이슈 대시보드와 자연어 조회를, 기구개발팀은 CAD export 기반 BOM 변경 통보 자동화를 다뤘습니다. HW개발팀은 로컬 MCP 서버로 ImageJ·FreeCAD 같은 오픈소스 프로그램을 연동하는 방법까지 실습했습니다.
네 차수 모두 공통점이 하나 있습니다. 강사가 일반적인 예시가 아니라, 해당 팀이 실제로 매달 하고 있는 업무를 그대로 가져와 시연했다는 점입니다. 개인정보가 포함된 자료는 마스킹 처리하고, 환자 데이터가 필요한 경우 합성 데이터를 활용하는 방식으로 보안 문제도 함께 짚었습니다.
엔지니어에겐 대시보드 대신 AI 코딩을

4차 교육에서 특히 눈에 띄는 주제는 HW개발팀의 로컬 MCP 서버 연동입니다. 회사에서 쓰는 전문 프로그램(영상 분석·설계용 오픈소스 도구)을 AI가 직접 조작하도록 연결하는 방법입니다. MCP는 AI가 다른 프로그램을 직접 켜고 다루도록 이어주는 통로 역할을 합니다.
기구·하드웨어·펌웨어 엔지니어는 이 4개 차수와 완전히 분리된 교육을 받습니다. 다루는 건 대시보드가 아니라 코드입니다. 장비 로그를 읽는 Python 함수와 테스트 코드를 작성하고, 한 장짜리 기획서로 정리하는 방법입니다. 실제 제품 로그 대신 이름과 정보를 가린 가상 데이터를 씁니다.
같은 AX Grow 안에서도 대상에 따라 배우는 것이 다릅니다. 일반 부서는 "이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법"을 보고 배우고, 엔지니어는 코드 작성부터 문서화까지 AI로 잇는 법을 직접 다룹니다.
| 구분 | 일반 부서 교육(4개 차수) | 엔지니어 교육(별도) |
|---|---|---|
| 대상 | 6개 부서의 일반 실무자 | 기구, 하드웨어·펌웨어 엔지니어 |
| 접근 방식 | 코드를 짜지 않고 말로 AI에게 시키는 "바이브코딩" | 이미 다루는 코드에 AI를 더해서 쓰는 방식 |
| 만드는 결과물 | 대시보드, 자동으로 만들어지는 문서, 다시 쓸 수 있는 저장 규칙 | 프로그램 코드, 테스트, 한 장짜리 기획서 |
| 배우는 초점 | 업무를 AI에게 맡기는 방법 자체 익히기 | 코드 작성부터 문서 정리까지 한 흐름으로 잇기 |
| 진행 방식 | 4개 차수로 차례차례 진행 | 일반 부서 교육과 완전히 분리된 별도 과정 |
부서마다 반복되는 업무의 형태가 다르면, 교육도 부서별로 다르게 짜야 실무에 활용이 가능합니다. R사는 그래서 부서를 순서대로 나눠 진행했습니다. 전 직원을 한 번에 몰아넣지 않고도 전사로 넓혀갈 수 있는 방식입니다. 같은 이유로 코드를 다루는 엔지니어와 그렇지 않은 실무자도 같은 방식으로 가르치지 않았습니다.
AX Grow는 교육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실무 교육 다음은 사내 빌더톤입니다. 외부가 대신 만들어주는 게 아니라, 담당자가 직접 본인의 업무에 맞는 AI Agent와 자동화 도구를 만드는 구조입니다. 규제와 품질 기준이 엄격한 의료기기 산업에서도 충분히 가능합니다. 비슷한 고민을 가진 다른 제조·기술 기업도 참고할 수 있습니다.